국내에 있는 부동산이나 부동산상의 권리를 임대해 생기는 소득은 비거주자의 국내원천 부동산소득입니다(소득세법 제119조 제3호). 국내원천 부동산소득이 있는 비거주자는 국내원천소득을 종합하여 과세하므로(제121조 제2항), 해외에 살더라도 한국에서 신고·납부를 준비해야 합니다.
해외에 산다고 한국 임대료가 과세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해외로 이주하면서 한국의 아파트나 상가를 처분하지 않고 임대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자주 듣는 질문이 “이제 비거주자인데 한국에 세금을 내야 하느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상이 됩니다. 소득세법 제119조는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을 구분하면서, 제3호에서 국내에 있는 부동산 또는 부동산상의 권리와 국내에서 취득한 광업권, 조광권, 지하수의 개발·이용권, 어업권, 토사석 채취에 관한 권리의 양도·임대, 그 밖에 운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을 국내원천 부동산소득으로 정합니다. 다만 같은 호 단서에 따라 제9호의 국내원천 부동산등양도소득은 여기서 제외되므로, 부동산을 파는 경우는 별도의 양도소득 규정으로 따로 다룹니다. 즉 한국에 있는 부동산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는 소유자가 어디에 살든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으로 분류됩니다. 비거주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과세 여부가 아니라 과세 방법과 신고 절차를 바꿀 뿐입니다.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합산 범위가 달라집니다
임대소득 신고를 준비할 때 먼저 확인할 것은 본인이 여전히 거주자로 판정될 여지가 있는지입니다. 소득세법 제1조의2 제1항은 거주자를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으로, 비거주자를 거주자가 아닌 개인으로 정의합니다. 해외로 나갔더라도 가족이 국내에 남아 있거나 국내 직장과 주된 자산이 그대로 있다면, 체류일수와 별개로 주소가 국내에 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거주자로 판정되면 한국 임대료뿐 아니라 해외에서 번 소득까지 합산 범위에 들어올 수 있으므로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비거주자라면 한국에서는 국내원천소득을 기준으로 과세 문제를 정리하게 됩니다. 출국 시점, 국내에 남긴 가족과 재산, 해외에서의 직업과 체류 자격 같은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면 판정이 수월해집니다. 판정 기준의 세부 내용은 대통령령에서 정하므로 사안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부동산소득이 있으면 분리과세가 아니라 종합과세입니다
비거주자의 과세 방법은 소득세법 제121조가 정합니다. 제3항은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국내원천소득을 소득별로 분리하여 과세한다고 정하지만, 제2항은 국내사업장이 있는 비거주자와 제119조 제3호에 따른 국내원천 부동산소득이 있는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국내원천소득을 종합하여 과세한다고 정합니다. 국내에 사업장을 두지 않은 재외국민이라도 한국 부동산에서 임대소득이 생기면 제2항의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종합되는 범위입니다. 제2항은 제119조 제1호부터 제7호까지, 제8호의2 및 제10호부터 제12호까지의 소득을 종합 대상으로 정하면서, 원천징수 특례 규정에 따라 원천징수되는 소득은 제외한다고 괄호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소득 외에 한국에서 받는 다른 소득이 있다면 그 소득이 종합 대상에 들어가는지, 원천징수로 끝나는 소득인지를 하나씩 구분해야 합니다. 이 구분은 소득 종류와 지급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신고 일정은 다음 연도 5월을 기준으로 준비합니다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신고 일정을 미리 잡아 두어야 합니다. 소득세법 제70조 제1항은 해당 과세기간의 종합소득금액이 있는 거주자에게 종합소득 과세표준을 그 과세기간의 다음 연도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도록 정합니다. 그리고 제124조 제1항은 종합하여 과세하는 비거주자의 신고와 납부에 관하여 거주자의 신고와 납부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국내원천 부동산소득이 있는 비거주자도 같은 5월 확정신고 일정에 맞춰 준비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해외에 살면서 신고를 준비할 때 자주 생기는 어려움은 자료입니다. 임대차계약서, 임대료 입금 내역, 관리비와 수선비 영수증, 부동산을 관리해 주는 사람과 주고받은 정산 자료가 한국과 해외에 흩어져 있기 쉽습니다. 한 해 동안 임대료가 들어오는 계좌를 하나로 정하고, 지출 증빙을 그때그때 모아 두면 5월에 서두를 일이 줄어듭니다. 공제나 경비로 인정되는 범위는 물건과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출국 전에 납세관리인을 정하고 신고해 둡니다
해외에 살면서 한국 세무서의 안내문을 제때 받고 대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세기본법 제82조 제1항은 납세자가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두지 않거나 국외로 주소 또는 거소를 이전할 때에는 국세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기 위하여 납세관리인을 정하도록 정합니다. 제2항은 변호사, 세무사 또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한 공인회계사를 납세관리인으로 둘 수 있다고 하고, 제3항은 납세관리인을 정한 납세자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하며 변경하거나 해임할 때에도 같다고 정합니다. 임대 부동산을 남겨 두고 출국한다면 출국 전에 납세관리인을 정해 신고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래야 신고 안내나 서류 요청이 왔을 때 국내에서 바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임대 관리를 맡기는 경우에도 세무 대응 창구를 누구로 할지 분명히 정해 두는 것이 좋으며, 납세관리인을 바꾸었다면 그 변경도 신고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