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익을 발생시키는 영업활동 없이 업무연락·시장조사 등 비영업적 기능만 수행하는 외국법인연락사무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현황 자료를 다음 연도 2월 10일까지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합니다(법인세법 제94조의2 제1항). 다만 실제 활동이 제94조의 국내사업장 요건에 해당하면 연락사무소로 볼 수 없습니다.
연락사무소는 “외국법인이 국내에 둔 사무소”일 뿐입니다
연락사무소를 한국 법인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세법상 출발점은 다릅니다. 법인세법 제2조 제1호는 본점, 주사무소 또는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는 법인을 내국법인으로, 제3호는 본점 또는 주사무소가 외국에 있는 단체로서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지 않은 경우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법인을 외국법인으로 정의합니다. 연락사무소는 본사인 외국법인이 국내에 둔 사무소이므로 별도의 내국법인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세법상 주체는 여전히 외국법인입니다. 다만 정의 규정에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들어 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본점이 외국에 있더라도 사업의 실질적 관리가 국내에서 이루어진다면 내국법인 정의에 해당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상주하는 대표가 본사 전체의 주요 의사결정을 사실상 내리는 구조라면 연락사무소 문제를 넘어 법인의 성격 자체를 따져야 할 수 있으므로, 조직 구조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출 의무 — 다음 연도 2월 10일 현황 자료와 계산서 합계표
법인세법 제94조의2 제1항은 외국법인이 국내에서 수익을 발생시키는 영업활동을 영위하지 않고 업무연락, 시장조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영업적 기능만을 수행하는 사무소를 국내에 두고 있으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현황 자료를 그 다음 연도 2월 10일까지 연락사무소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도록 정합니다. 이 조문이 말하는 외국법인연락사무소는 제94조에 따른 국내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한정됩니다. 제2항은 연락사무소가 발급받은 계산서의 매입처별합계표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제3항은 그 제출에 관하여 법인세법의 관련 규정을 준용합니다. 사무실 임차, 장비 구입처럼 연락사무소가 국내에서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으면서 받은 계산서가 대상이 되므로, 수익이 없다는 이유로 증빙 관리를 소홀히 하면 이 제출 단계에서 문제가 드러납니다. 현황 자료에 어떤 항목이 들어가는지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므로, 제출 시점에 최신 서식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내지 않거나 거짓으로 내면 30일 시정명령
제94조의2 제4항은 외국법인이 제1항에 따른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의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연락사무소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이 30일의 이행기간을 정하여 외국법인에 그 시정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명령의 상대방이 연락사무소가 아니라 외국법인이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직원이 서류를 챙기지 못한 일이 본사 차원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는 연락사무소를 설치한 첫해에 이 제출 의무를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이 없으니 세무서에 낼 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조문은 바로 수익이 없는 연락사무소를 대상으로 한 의무입니다. 또한 현황 자료는 사무소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를 세무서에 알리는 자료이므로, 기재 내용과 실제 활동이 어긋나면 그 자체로 국내사업장 해당 여부를 묻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매년 초 일정에 포함해 두고, 기재 내용은 실제 업무와 맞추어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사업장으로 바뀌는 경계 — 고정된 장소와 계약 권한
연락사무소 판단의 핵심은 이름이 아니라 실제 활동입니다. 법인세법 제94조 제1항은 외국법인이 국내에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고정된 장소를 가지고 있으면 국내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하고, 제2항은 지점, 사무소 또는 영업소, 작업장·공장·창고, 6개월을 초과하여 존속하는 건축 장소 등을 포함한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고정된 장소가 없더라도 국내에서 외국법인 명의 계약 등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그 권한을 반복적으로 행사하는 자, 또는 그런 권한이 없더라도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자를 두고 사업을 경영하면 국내사업장을 둔 것으로 봅니다. 한편 제4항은 자산의 단순한 구입, 판매 목적이 아닌 저장·보관, 광고·선전·정보의 수집 및 제공·시장조사 등 예비적 또는 보조적인 성격의 활동에만 쓰이는 장소는 국내사업장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연락사무소가 국내사업장이 아닌 근거는 바로 이 제4항의 범위에 머무는 데 있습니다.
실무 점검 — 직원의 업무가 어디까지인지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은 대개 직원의 실제 업무입니다. 국내 직원이 고객을 찾아 가격과 조건을 협상하고, 본사는 그 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승인해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라면 제94조 제3항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본사 명의 계약서에 국내 직원이 서명하거나, 국내에서 대금을 받거나, 고객에게 직접 용역을 제공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살펴봐야 할 신호입니다. 국내사업장으로 인정되면 그 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은 법인세법 제93조가 구분하는 국내원천소득의 과세 문제로 넘어가며, 어느 소득 구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과세 방법이 달라집니다. 다만 이런 사정이 있다고 곧바로 국내사업장이 되는 것은 아니며, 활동의 빈도와 비중, 본사의 결정 구조 등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직무기술서와 이메일 결재 흐름, 계약서 서명 주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업무 범위를 넓히기 전에는 국내사업장 해당 여부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