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법인이 국내에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고정된 장소를 가지고 있으면 국내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하고, 고정된 장소가 없어도 외국법인 명의 계약 등을 체결할 권한을 반복적으로 행사하는 자 등을 두고 사업하면 국내사업장을 둔 것으로 봅니다(법인세법 제94조 제1항·제3항). 국내사업장과 실질적으로 관련되지 않거나 귀속되지 않는 국내원천소득은 지급하는 자가 원천징수합니다(제98조 제1항).
판정의 출발점은 “고정된 장소”입니다
국내사업장 판정에 앞서 먼저 확인할 것은 그 회사가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인지입니다. 법인세법 제2조 제1호는 본점, 주사무소 또는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는 법인을 내국법인으로 정하고, 제3호는 본점 또는 주사무소가 외국에 있는 단체로서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지 않은 경우만 외국법인으로 정합니다. 해외에 설립된 회사라도 실제 경영 판단이 한국에서 이루어지면 이 구분부터 다시 보아야 합니다. 외국법인으로 정리되면 다음 질문은 국내사업장이 있는지입니다. 제94조 제1항은 외국법인이 국내에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고정된 장소를 가지고 있으면 국내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여기에 포함되는 장소로 지점·사무소·영업소, 상점이나 그 밖의 고정된 판매장소, 작업장·공장·창고 등을 열거합니다. 법인 등기를 한 지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수행하는 고정된 장소가 실제로 있는지가 기준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임차한 공유 오피스나 협력사 사무실 한쪽을 상시 사용하는 경우에도 그 장소에서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건설 현장과 용역 제공은 기간으로 판단합니다
고정된 사무실이 없는 프로젝트형 사업은 기간 기준이 핵심입니다. 법인세법 제94조 제2항 제4호는 6개월을 초과하여 존속하는 건축 장소, 건설·조립·설치공사의 현장 또는 이와 관련되는 감독 활동을 수행하는 장소를 국내사업장에 포함합니다. 해외 본사가 국내 플랜트 설치 공사나 설비 감리를 맡는 경우, 현장 존속 기간이 6개월을 넘는지가 판단의 갈림길이 됩니다. 제5호는 고용인을 통하여 용역을 제공하는 경우를 따로 정합니다. 용역의 제공이 계속되는 12개월 중 총 6개월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용역이 수행되는 장소, 그리고 12개월 중 총 6개월을 넘지 않더라도 유사한 종류의 용역이 2년 이상 계속적·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장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해외 본사 직원을 국내 고객사에 파견해 컨설팅이나 시스템 구축을 하는 경우, 짧은 출장이 여러 번 이어지면 합산 기간이 기준을 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6호는 광산·채석장이나 천연자원의 탐사 및 채취 장소도 포함합니다. 기간은 계약서상 일정이 아니라 실제 수행 기록으로 따지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출입국 기록과 작업 일지를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사무실이 없어도 사람 때문에 국내사업장이 생깁니다
고정된 장소가 전혀 없어도 국내사업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법인세법 제94조 제3항은 외국법인이 고정된 장소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일정한 자를 두고 사업을 경영하면 그 자의 사업장 소재지(사업장이 없으면 주소지, 주소지가 없으면 거소지)에 국내사업장을 둔 것으로 봅니다. 첫째는 국내에서 그 외국법인을 위하여 외국법인 명의의 계약, 외국법인 소유 자산의 소유권 이전이나 사용권 허락을 위한 계약, 외국법인의 용역 제공을 위한 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그 권한을 반복적으로 행사하는 자입니다. 둘째는 그런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더라도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자로, 외국법인이 계약의 중요사항을 변경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로 한정됩니다. 이에 준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도 포함됩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전형은 국내 영업 담당자가 고객과 가격·조건을 사실상 확정하고 본사는 형식적으로 서명만 하는 구조입니다. 직함이나 계약서상 서명자가 아니라 실제로 누가 계약을 성사시키는지가 기준이 되므로, 국내 인력의 업무 범위와 결재 흐름을 문서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예비적·보조적 활동만 하면 국내사업장에서 빠집니다
반대로 고정된 장소가 있어도 국내사업장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인세법 제94조 제4항은 특정 활동 장소가 외국법인의 사업 수행상 예비적 또는 보조적인 성격을 가진 활동을 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경우 국내사업장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 장소로 자산의 단순한 구입만을 위한 장소,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자산의 저장이나 보관만을 위한 장소, 광고·선전·정보의 수집 및 제공·시장조사 등만을 위한 장소, 자기의 자산을 타인으로 하여금 가공하게 할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장소를 듭니다. 외국법인이 시장조사나 본사 연락 업무를 위해 두는 연락사무소가 흔히 이 범주에서 논의됩니다. 다만 같은 조는 그 외국법인이나 특수관계가 있는 자가 국내에서 사업을 수행하면서 활동이 상호 보완적인 경우 등에는 다시 국내사업장에 포함하는 규정도 두고 있어, “보조적 활동만 한다”는 설명만으로 판정이 끝나지 않습니다. 연락사무소로 시작했다가 영업 상담이나 계약 협상까지 맡게 되는 경우처럼, 활동 범위가 바뀌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업무가 어디까지인지는 사안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국내사업장 유무가 과세 방식을 가릅니다
국내사업장 판정이 중요한 이유는 국내원천소득의 과세 방식이 여기서 갈리기 때문입니다. 법인세법 제93조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을 이자소득, 배당소득, 부동산소득, 선박등임대소득, 사업소득, 인적용역소득, 부동산등양도소득, 사용료소득, 유가증권양도소득, 기타소득 등으로 구분합니다. 제98조 제1항은 이 가운데 국내사업장과 실질적으로 관련되지 않거나 그 국내사업장에 귀속되지 않는 소득(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에 지급하는 금액 포함)을 지급하는 자가 지급할 때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 원천징수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납부하도록 정합니다. 예를 들어 배당소득과 사용료소득은 지급금액의 100분의 20, 국내원천 사업소득은 조세조약에 따라 사업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는 소득을 제외하고 지급금액의 100분의 2가 원천징수 대상입니다. 조세조약은 조약마다 다르므로 제한세율 적용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국내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은 이 원천징수 특례로 끝나지 않고 신고·납부 문제로 이어지므로, 국내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국내사업장 해당 여부부터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